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동아시아, 2018(초판 10쇄)

 

 

 몇 년 전에 맹위를 떨친 IS도 전사를 모을 때, ‘일흔두 명의 처녀가 기다리는 천국’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일흔두 명의 처녀는 지옥에 간 것인지…

 

 카페인의 치사량은 약 10그램인데, 이는 프랜차이즈 커피를 기준으로 했을 때 레귤러 사이즈 80잔 정도입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자린고비 헤로인중독자들은 헤로인을 주사하고 난 뒤, 그대로 주사기 피스톤을 뒤로 빼서 자신의 피를 뽑아내 주사기 속에 남아 있을 소량의 헤로인을 피에 섞어 다시 주사합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다 흡수해버리겠다는 강렬한 의지죠. 비중독자가 보기엔 살짝 서늘합니다.

 

 이 때문에 코카인 상습 복용자들은 코를 훌쩍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7년 미국 대선 TV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후보가 코를 계속 훌쩍거렸는데, 이로 인해 인터넷에서는 트럼프가 코카인 중독자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물론 사실 확인은 되지 않았습니다. 재밌는 것은 당시 네티즌들 대부분이 ‘트럼프가 정말 코카인 중독자라고 해도 특별히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비염환자가 되는 부작용은 있지만, 코카인을 코로 흡입하는 건 과학적으로 상당히 안전한 방법입니다. 코카인을 한 번에 많이 마시더라도 코의 점막이 좁아서 천천히 체내에 흡수시켜주기 때문이죠. 코카인을 질이나 항문으로도 흡입할 수 있지만, 이 부위의 점막은 코보다 훨씬 넓어서 한순간에 흡수돼 신체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수 있습니다. 

 

 코카인은 흡입하는 즉시 강한 자극이 오지만, 지속 시간은 15분 정도로 다른 마약과 비교해 상당히 짧습니다. 또한 각성제에 속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일의 효율을 끌어올려주죠. 

 

 2009년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연구팀에서 30개국의 화폐를 조사했는데, 미국의 경우 유통 중인 지폐의 90퍼센트에서 코카인이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놀라운 수치죠? 이 약쟁이들 같으니… 물론 90퍼센트 지폐가 모두 직접적으로 코카인 흡입에 사용된 것은 아닙니다. 은행의 지폐 계수기나 시장을 통해 돈이 돌면서 옮아간 거죠. 그래도 일본 지폐의 경우 12퍼센트 정도만 검출된 것을 감안해보면, 미국이 코카인을 아주아주 사랑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히로뽕이란 이름은 ‘노동을 사랑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philoponus’에서 따왔습니다. 약 먹고 일하라는 뜻이죠. 히로뽕은 실제로 개발 당시에 지금의 박카스 같은 제품으로 팔렸습니다.

 

 LSD는 다른 마약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독특한 마약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크게 세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을 받습니다.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그리고 세르토닌이죠.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도파민은 쾌락, 정열, 성욕, 식욕 등 긍정적인 마음을 담당하고, 노르아드레날린은 반대로 불안, 스트레스 등 부정적 마음을 담당합니다. 세로토닌은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의 마약은 도파민에 작용합니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을 우리는 보통 마약이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LSD는 세르토닌의 흡수를 막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모릅니다. 통제를 하는 세르토닌이 줄어드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그래서 복용 후 기분이 좋아지는 보통의 마약과는 달리, LSD를 복용하면 양극단의 감정을 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는 코카인이 모르핀중독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코카인에 빠지게 됩니다. 그는 뱅 마리아니 같은 대박의 꿈을 안고 코카인을 이용한 음식 사업에 뛰어들죠. 그는 코아인을 넣은 와인도 만들고, 도넛도 만들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만들었으나, 큰 재미를 보지 못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얻어걸린 제품이 바로 ‘코카콜라’입니다. 여기서 코카는 코카잎에서 추출한 코카인이고, 콜라는 콜라나무의 열매에서 추출한 카페인이죠. 이걸 합쳐서 코카콜라, 이름 짓기 참 쉽죠? … 지금의 코카콜라는 코카잎의 향만 우려내서 사용합니다. 우려내는 과정에서 나오는 아주 미량의 코카인 성분도 화학적으로 완벽히 제거를 하고요.

 

 일단은 어느 누구도 중독자를 말로 도울 수는 없어요. 몇 년 공들여도 언젠간 다시 빠져버리죠. 마약이 아니더라도 알코올, 본드, 휘발유, 그것도 아니면 머리를 총으로 쏜다든가… 아무튼 무언가를 해요. 하루하루 사는 데 압박감을 덜기 위해서요. 신발 끈 묶는 것조차 힘들어지거든요.

 

 대부분 사람은 한 순간 한 순간 삶이 어떤 느낌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마약중독자는 알아요. 병의 라벨만 보면 되니까요. 내용을 읽을 줄만 알면 자신이 어떤 기분이 될지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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