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워크, 마이클 코넬리, 알에이치코리아, 2015(2판 1쇄)
달은 아이들이 공중에서 떨어지지 않게 막대기로 찔러대는 풍선 같았다. 수십 척이나 되는 배들의 돛대가 그 밑에 솟아 있었다.
매케일랩이 FBI에 있을 때, 함께 일하던 요원들은 이 과정을 ‘어려운 탱고’라고 불렀다. 지역 경찰들을 상대할 때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었다. 여기에는 자존심과 영토싸움이 걸려 있었다. 개는 다른 개의 영역 안에서 오줌을 싸지 않는 법이다. 허락을 받지 않는 한.
심지어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에 대한 배려는 아예 뒷전으로 밀려날 때도 간혹 있었다. 그런 것은 디저트에 불과했다. 가끔은 디저트가 아예 없을 때도 있었다.
LA 경찰국에 소속된 대부분의 경찰서는 경찰의 관심이 가장 많이 필요한 우범지대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차를 타고 지나가며 총을 쏘는 녀석들이 있을까봐 출입구에 콘크리트로 높은 담을 세워놓았다.
그의 꿈은 흑백이었다. 지금은 그렇지만, 수술 전에는 흑백이 아니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가서 뭘 좀 먹고 와. 다시 사막 쪽으로 가야 할 것 같으니까.”
“젠장”
“오늘 하루 종일 시간 있다며?”
“그건 맞지만, 사막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딨어? 어디 해변으로 향하는 단서는 없어?”
그는 수사가 소방차의 접는 사다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계속 사다리를 펼치기만 하면, 길이가 길어질수록 끝이 심하게 흔들거린다. 따라서 뿌리 쪽, 즉 수사의 시발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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