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Philosopher, VOL.18

진실이 사라진 시대의 진실

 

 

 최근 들어 여러 대학이 표절 과제를 제출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끊임없는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 자료나 다른 학생들의 과제를 베낀 학생들을 찾아내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료로 ‘표절 없는’ 맞춤 과제를 작성해준다고 당당히 제안하는 ‘에세이 공장’들이 주도니 단속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아예 학생들에게 타이핑 스타일과 속도를 감시하여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온라인 소프트웨어에 직접 과제를 타이핑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 교수가 “이것은 자네 과제가 아니야”라고 말했더니, 분개하며 “제 과제 맞아요. 제가 돈을 냈다고요!”라고 대답한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나처럼 다른 무엇보다 효율성을 앞세울 때, 생산성에 집착할수록 시간이 점점 부족해진다. 내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당연히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젊은 스티브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다들 상대를 더 잘 알수록 그의 기만을 더 잘 알아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스티브의 연구는 정반대의 결과를 제시했다. 누군가를 더 잘 알수록 더 많이 신뢰하게 되므로, 상대가 작정하고 속이려고 들면 그를 더 많이 신뢰할수록 기만에 더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2012년, 독수리가 어린아이를 낚아채는 페이크 영상이 일파만파 퍼졌다. 2021년에는 톰 크루즈가 틱톡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페이크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지금 우리는 비판적 사고를 훈련하는 수업에서 인식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학생들에게 철학이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아는지에 관한 학문이라고 설명한다. 그것을 논증하기 위해 자신의 출생일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학생들에게 질문한다.

 

 

 

 얼마 전 학생 하나가 헤겔은 왜 이렇게 말이 많았던 거냐고 물은 적이 있다. 21세기 주요 매체인 틱톡,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은 인쇄 시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정신을 형성한다. 헤겔의 <현상학>과 달리, 소셜미디어는 논지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음을(심지어는 말 자체가 필요하지 않음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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