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메이션, 제임스 글릭, 동아시아, 2021(초판 8쇄)
유기체의 세포는 복잡하게 얽힌 통신 네트워크에서 송신과 수신, 코딩과 디코딩을 하는 노드node이다. 진화 자체가 유기체와 환경 사이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정보 교환을 포함한다.
비트는 다른 종류의 기본 입자로, 말하자면 이진수, 플립-플롭flip-flop, ‘예’ 혹은 ‘아니요’로 이루어진 작고 추상적인 기본 입자이다. 마침내 정보를 이해하게 된 과학자들은 비트가 실체는 불분명하지만 물질 자체보다 더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것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20세기 물리학과 21세기 물리학의 가교 역할을 한 존 아치볼드 휠러John Archibald Wheeler는 계시와 같은 짧은 말로 이렇게 선언했다. “비트에서 존재로It from Bit.” 정보는 “모든 존재를 낳는다. 모든 입자, 모든 힘의 장, 심지어 시공연속체 자체를 낳는다.”
이들은 그냥 “시체”라고 말하지 않고 “땅의 흙덩어리 위에 등을 대고 누워 있는 것”이라고 복잡하게 표현했다. 또한 “무서워하지 말라”라고 말하는 대신 “입까지 올라온 심장을 제자리에 돌려놓으라”라고 말했다. 말하는 북은 이처럼 장황스러운 수사학을 구사했다.
이진법에서 선택은 ‘어떤 것’ 혹은 ‘아무것도 아님’으로 나타난다. 이 경우 봉화가 의미한 것은 ‘어떤 것’, 즉 ‘트로이가 함락됐다’라는 것이다. 이 1 비트를 전달하기 위해서 엄청난 준비와 인력과 감시 대기와 장작이 필요했다.
잉여성은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모든 자연어는 잉여성을 내포한다. 사람들이 오자투성이의 글이나 시끄러운 방에서 나누는 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있다. 영어의 자연적 잉여성은 1970년 대의 유명하 ㄴ뉴욕시 지하철 포스터(그리고 제임스 메릴James Merrill의 시)에 영감을 줬다.
If u cn rd ths (if you can read this)
U cn gt a gd jb w hi pa! (you can get a good job with high pay!)
항공통신은 대단히 시끄러운 채널을 통해 중요한 내용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모호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수한 알파벳을 쓴다. 가령 B와 V는 발음상 혼동하기 쉽게 때문에 브라보bravo와 빅터victor로 대체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M과 N은 마이크mike와 노벰버november로 대체된다.
마음에는 사전이 없다
사실 당시에는 각각의 단어를 적을 때 미리 정해진 특정 글자를 취해 써야 한다는 ‘철자법’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다. 1591년에 나온 소책자 안에도 토끼를 뜻하는 cony가 conny, conye, conie, connie, coni, cuny, cunny, cunnie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되어 있다. 다른 책들은 또 다르게 표기했다. “제대로 쓰는 법을 가르친다”라고 말한 코드리조차도 [알파벳순 표] 표제지에서 한번은 wordes를 또 다른 문장에서는 words를 혼용하고 있다. 언어는 사용자가 미리 정해진 정확한 항목을 불러내어 쓸 수 있는 단어들의 창고가 아니었다. 오히려 단어는 일시적으로 그때그때 사용되고 다시 사라지는 것이었다.
사전편찬자들은 언어에 경계가 없음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영어의 영역을 보면 중심부는 명확하지만 가장자리는 흐릿하다”라는 머리의 유명한 말을 기억한다. 언어의 중심부에는 모두가 아는 단어들이 있다. 반면 머리가 속어와 은어, 과학적 전문용어와 외래어를 둔 가장자리는 사람마다 언어 감각이 달라서 ‘표준’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다.
사전학은 정확한 측정과는 거리가 먼 학문이다. 가장 방대하고 폭넓게 사용되는 언어인 영어는 대략 100만 개에 달하는 의미 단위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언어학자들은 자신들만의 특별한 측정 수단이 없다. 이들은 신조어의 추세를 정량화할 때 사전을 참고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아무리 최고의 사전이라고 해도 이를 책임지지는 않는다. 가장자리는 언제나 흐릿하다. 단어와 비단어 사이에는 분명한 선을 그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몬드그린’이 문화속에서 부상하고 사전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이 필요했다. 바로 현대적 수준의 언어적 자의식과 상호연결성이다. 사람들이 가사를 한 두 번 잘못 듣는 게 아니라 논의할 망한 가치가 있을 정도로 수없이 잘못 들어야 한다.
또한 다른 친구들과는 구출자들Extractors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의 목적은 일련의 절차에 따라 정상과 광기의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 1. 모든 회원은 6개월에 한 번씩 총무에게 주소를 알려야 한다.
- 2. 12개월 이상 연락이 없으면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갇힌 것으로 간주한다.
- 3. 정신병원에 갇힌 회원을 꺼내기 위해(그래서 구출자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합법과 불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 4. 입회를 원하는 모든 사람은 여섯 가지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그 중 세 가지는 정상이라는 것을, 다른 세 가지는 미쳤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말하자면 모스 체계는 알파벳을 한번 거친 메타 알파벳이었다.
벨과 그의 후계자들이 현대 상업 건축물, 즉 고층 건물의 아버지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잠시 싱어Singer 빌딩, 플랫아이언Faltiron 빌딩, 브로드 익스체인지Broad Exchange, 트리니티Trinity 혹은 다른 거대한 오피스 빌딩들을 떠올려보라. 하루에 얼마나 많은 메시지들이 이 빌딩들을 드나들 것 같은가? 전화가 없어서 전령을 통해 모든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거기에 필요한 엘리베이터들을 설치하고 나면 사무실 공간이 얼마나 남을 것 같은가? 이런 구조는 경제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가변 저항기(조광기)는 아날로그이고, 전등을 켜거나 끄는 스위치는 디지털이다. 그런 의미에서 뇌파와 신경전달물질은 아날로그라고 제라드는 말했다.
“하나의 물질이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요?”
슈뢰딩거는 이렇게 질문하고는 (성장, 섭식, 번식 같은) 통상적인 의견들을 건너뛰고 가능한 한 단순하게 대답했다. "비슷한 환경에서 무생물이 ‘계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움직이거나 환경과 물질을 교환하는 등 ‘어떤 일’을 계속할 때 우리는 살아 있다고 합니다”
슈뢰딩거는 제2법칙을 잠시 거르기 때문에 혹은 그렇게 보이기 때문에 생명체가 “그토록 불가사의하게 보인다“라고 생각했다.
휠러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했다. “확률은 시간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며, 따라서 확률에 수반되는 모호성은 인간이 책임을 져야 한다.”
실라르드의 사고실험에서 도깨비가 분자를 관찰하거나 선택할 때 엔트로피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엔트로피 비용은 도깨비가 다음 관찰값을 위해 한 관찰값을 지울 때, 기록을 비우는 순간에만 발생한다.
망각에는 일이 필요하다.
수들이 커지면 해답을 찾는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길어지며, 어느 시점에서는 우주의 나이를 추월한다.
양자 컴퓨팅은 전혀 다르다. 동시에 많은 상태를 차지하는 양자컴퓨터의 능력은 새로운 지평을 연다.
1845년 앨런 포는 두 천사들 간의 대화에서 이렇게 썼다. “어떠 생각도 소멸할 수 없네. ‘말의 물리적 힘’에 대한 어떤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가? 모든 말은 공기에 충격을 주지 않는가?”
우리는 길을 가는 도중에 죽지. 그러나 행렬의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잃어버릴 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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