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치 1, 나탈리 지나 월쇼츠, 시월이일, 2022(전자책 발행)

 

 

 

 “어떤 미친놈에 네 가죽을 벗겨서 전등에 씌우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서 그래. 네가 이해해.”

 

 

 “연애할 때는 악당이 훨씬 더 상냥한 법이야.”

 

 

 “애나씨가 경호원들과 나란히 서서 수행원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E가 말하더군요. 자신이 ‘신세대 고용주’라고 생각해서, ‘뒤에 남자들만 서 있으면’ 불공평하다고 느낀대요.”

 

 

 그 히어로에게는 우리의 삶이 하찮게 느껴지는 게 분명했다. 내 안에서 시커먼 구덩이가 입을 열었다. 그 밑바닥에 있는 내 감정은 분노일까, 아니면 절망일까…

 

 

 폭우처럼 휘몰아치던 내 뉘우침은 시간이 흐르면서 한 방울로 줄어들었다.

 

 

 늙은 사과처럼 쪼글쪼글해져 심지만 남은 내 심장에 한 줄기 온기가 감돌고 있었다.

 

 

 “애나의 첫 악당 웃음을 위하여!”

 

 

 “어딘가 뒤틀려 있지 않으면 히어로들을 이길 수 없어..”

 

 

 “애나, 묘지가 있는지 모른 채 그 위에서 뛰어놀았다고 해도, 땅 밑에 시체가 없는 건 아니라네.”

 

 

 “명성은 농담과 모욕으로 시작하기도 하지.”

 

 

 “그쪽 사망률이 훨씬 더 높잖아. 히어로의 연인, 절친, 아니면 엄마, 혹은 히어로를 키워준 삼촌? 장담하는데, 일주일에 세 번은 납치당할 거야.”

 나는 낄낄거렸다. “사실이긴 하네요.”

 “당연하지 빌런의 약혼녀가 약혼 파티에서 납치된 채 협박을 당하고, 과속열차 앞에 묶였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어?”

 나는 살짝 웃었다. “그놈들은 진짜로 대책을 좀 마련해야겠네요.” 내가 이런 이야기에 웃음이 터지다니.

 “그놈들은 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용하지 못하는 줄 알아?”

 “그만큼 비열해지지 못해서?”

 “우리에게는, 그런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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