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B 92, % ARABICA
현재는 원두 자체의 표현을 강조하는 라이트 로스팅이 강세이지만 앞으로 2년에서 5년 사이에는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 등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커피와 아크 로스팅이 인기를 되찾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순환하는 원처럼요.
매일 아침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의 세팅을 조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매일 수압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슬레이어 에스프레소 머신은 커피를 추출하기 전 낮은 압력과 유량으로 커피를 골고루 적셔줌으로써 안정적인 에스프레소 추출을 돕는 프리브루 pre-brew 기능을 갖추고 있어요. 저희는 변하는 수압에 따라 조금씩 세팅을 바꿔 일정한 프리브루의 수치를 유지합니다.
많은 커피 브랜드들이 55°C 정도로 우유를 데워 라테를 만드는데, 이 온도의 우유가 강한 단맛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마셨을 땐 무척 달콤하고 따뜻하지만 5분만 지나면 금세 식고 씁쓸한 맛이 나기 마련이에요. 저희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65°C에서 68°C 사이의 우유를 사용합니다. 70°C를 넘어가면 단백질이 분해되며 우유의 풍미가 나빠지고 거친 거품들이 생성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장 높은 온도의 영역이죠.
같은 매장에서 같은 원두와 같은 머신을 이용해 동일한 세팅을 거쳐 연달아 만든 커피라도 만든 사람에 따라 그 맛이 완전히 다르다고 확신합니다. 그것이 커피를 재미있게 만드는 지점이에요.
저는 일본인으로서 일본에서 열심히 일했고 그런 국민들 덕분에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행복지수 랭킹은 40위대로 굉장히 낮아요. 해외 거래처들과 일을 하면서 ‘왜 유럽 사람들은 야근을 하지 않지?’, ‘어떻게 한 달이나 여름휴가를 쓸 수 있지?’라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에 한 달간 머물며 수백 명에게 행복한 이유를 묻고 다녔습니다. 그 노력을 통해 알게 된 것이 바로 세금을 사용하는 방법이었죠. 행복한 나라는 정부가 거짓 없이 투명하고, 세금을 모두 국민을 위해 쓰고 있었어요. 그걸 알고 난 후 일본을 보니 매우 부패해 있었고, 세금이 국민을 위해 쓰이지 않기에 일본인은 많이 일해도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모두가 오른쪽으로 가고 있을 때 홀로 왼쪽으로 가서 무게를 실으려 하는 것은 마치 균형을 잡으려는 행동처럼 보이나, 실은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반대의 행동을 취하는 것입니다. 맨 먼저 그러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먼 훗날 전체의 균형이 잡히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담은 철학이라 할 수 있어요. 아라비카의 일상과 비일상에 관한 이야기도 이러한 사고방식과 맞닿아 있죠. 많은 사람이 카페라는 공간에 바라는 것은 일상적 휴식의 장과 쉼터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니즈 그대로 접근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기존의 니즈를 망라하면서 다르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는 것입니다.
'other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법의 비행 - 리처드 도킨스 (0) | 2023.01.12 |
---|---|
자기 결정 - 피터 비에리 (0) | 2023.01.02 |
개소리에 대하여 _ 해리 G. 프랭크퍼트 (0) | 2022.12.19 |
womankind_VOL21_당신만의 나이로 살아라 (0) | 2022.12.14 |
리얼리티 트랜서핑 - 바딤 젤란드 (0) | 2022.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