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말이 있다.
당신은 왜 소설을 쓰느냐고 물었더니,
그야 소설을 읽어버렸으니까.
나는 소설을 아무리 읽어도 쓰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아직 읽지 못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일은 (근래 느끼기로) 어느 순간 읽어버린 것 같다.
20년 전에 읽었는지 10년 전에 읽었는지 지난 주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니면 그 모든 세월에 걸쳐 조금씩 읽은 건지도 모르지만.
그 많던 내 일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점차 사라지고
수용과 이해가 그 자리를 차지할 때가 많다.
그 많던 야근의 밤이... 잘 지내온 밤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어쩌면 반 타의에 의해서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토록 해왔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생성될지도 모른다.
'그토록'에도 '그' 지점에서 힘들어하던 친구와
'록' 지점에서 힘들어하던 친구가 있었던 듯 한데
실제로 일은 '록' 지점까지 하던 친구가 더 늦게까지 더 치열하게 했으나
마음은 '그' 지점에 머물던 친구가 더 많이 흔들렸으리라.
'그' 지점에서 광고계를 떠나거나 성장판을 스스로 닫은 친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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