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EPTIC, VOL.34, 생성 AI의 시대
FIDA는 의약품에 효능과 더불어 부작용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정신 치료에서는 그런 경고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이중 잣대가 아닐까? 로빈 도스Robyn Dawes는 저서 <카드로 만든 집House of Cards>에서 심리학과 심리 치료가 과학보다 신화에 기반한 위태로운 구조라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친구와의 대화가 심리 치료보다 효과가 더 좋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의료 서비스가 취약한 지역에서 실시한 시범 프로그램은 짧은 훈련만 거쳐도 일반인과 비전문가 의료인도 효과적인 심리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한국의 비만율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38.3퍼센트로 언뜻 매우 심각해 보이지만, 국제 표준으로 하면 5.9퍼센트밖에 안 된다. OECD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순위로, 1위인 미국이 40퍼센트고 평균이 30퍼센트에 육박하니 한국의 비만율은 준수하다 못해 탁월한 수준이라 하겠다.
과거에 나온 비만 치료제는 살을 빼기 위해서 마약을 하거나 더러움을 획득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얻는 효과는 약물이나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5퍼센트 정도다. 100킬로그램이면 95킬로그램이 되고, 60킬로그램이면 57킬로그램이 되는 정도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 효과는 약을 복용하는 중에만 적용된다. 그러니까 1년 동안 약을 먹어서 살을 빼도 약을 끊으면 요요가 온다.
당뇨는 이름 그대로 소변에 당(포도당)이 섞여 나오는 질병이다. 당이 섞여 나온다는 건 혈액 내 포도당을 붙잡아두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당뇨병에 걸리면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고 에너지도 금세 떨어진다. 당과 함께 물이 빠져나가므로 물도 많이 먹게 되고 화장실도 자주 간다.
언어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기술인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문장이다. 엄청나게 많은 언어 데이터를 모은 자료를 말뭉치 또는 코퍼스corpus라고 하는데,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가졌다 하더라도 현실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문장을 만날 확률이 매우 높다. 단어를 조합하는 문법은 유한하지만 단어는 무한하기에 조합 가능한 문장 역시 무한하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은 종교 영역에도 통하는 말이다. 완전히 새로운 종교 운동은 지구상에 전무하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종교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전의 종교적 관념과 실천이 이것저것 조합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모든 종교는 처음에 다 ‘아류’에서 시작했던 것이다.
진화인지종교학에서는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주로 뇌)의 영향을 받는 종교적 관념과 행동을 인간의 종교적 ‘디폴트 값’으로 본다. 이렇게 보면 ‘원시종교’는 과거로부터 전승되는 것이기보다는 진회된 생존 전략의 문화화 버전으로 볼 수 있다. 생물학적 특성에 영향을 받는 직관적인 종교적 관념과 행동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원시’보다는 ‘기본 종교성’이라 말해야 더 적확할 듯하다
직업적 종교인의 범죄 통계를 내보면 개신교 사제 > 불교 승려 > 가톨릭 신부 순일 가능성이 높다. 단순 확률적 예측이다. 개신교 사제 수가 승려 수보다 많고 승려 수가 가톨릭 신부 수보다 많기 때문이다. 성직자들의 범죄 통계는 모르겠지만 범죄자의 종교에 관한 통계는 있다. 이를 보면 2021년 범죄자의 종교는 개신교, 불교, 가톨릭 순이었다.
따지고 보면 사이비 종교보다 기성 종교인의 범죄가 당연히 많다. 기성 종교인이 우리 사회에 더 많기 때문이다. 사이비 종교들은 많아야 20만 내외의 신도 수를 가지고 있다. 그보다 적은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사이비 종교인의 범죄는 ‘종교의 사이비성’으로 문제가 돌려지고 기성 종교인의 범죄는 ‘일부의 일탈’로 받아들여진다.
일반적으로 사이비 종교는 포르노와 비슷해서 ‘보면 알 수 있다.’
CBS의 뉴스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은 2022년 2월 20일 쿠바 주재 미국 및 캐나다 외교관과 가족의 불가사의한 집단 건강 문제, 즉 아바나 증후군Havana syndrome에 관한 내용을 방영했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말에 아바나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전 세계에서 100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되었다. <60분>은 이를 마이크로파 무기 공격의 결과로 추정했고 공격의 배후에 사악한 외국 세력이 있으며 그들이 미국 대통령과 내각을 무력화하는 에너지 빔을 발사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까지 외교관 20명의 자녀가 희생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중 몇 명은 미국 영토에서 피해를 입었다고도 주장했다.
의대생들은 발굽 소리가 나면 얼룩말이 아닌 말을 생각하라고 배운다. 가장 흔한 답이 정답이라는 뜻이다.
등칡 꽃은 녹색이다. 녹색 꽃이 드문 이유는 식물 잎이 녹색이기 때문이다. 녹색은 식물과 다름을 홍보해야 하는 꽃의 광고 전략에 적합하지 않은 색깔이다. 그래서 그런지 벌은 등칡 꽃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등칡 꽃은 벌 대신 파리를 자신의 파트너로 삼는다.
작년 봄에 벌통 안의 벌들이 사라지는 사건이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했다. ‘꿀벌 군집 붕괴 현상’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2022년 국내에서 약 80억 마리의 서양 꿀벌이 사라졌다는 보고가 있었다. 올해는 그와 비슷하거나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스위스의 뇌 전문 의사 연구팀이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놀라운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연구팀은 뇌전증에 시달리는 여성의 뇌 여러 부위를 전극으로 자극했다. 그 결과 환자의 문제가 무엇인지 밝혀 발작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발견한 것이 더 있었다. 바로 유체 이탈을 일으키는 뇌 부위였다! 약한 전류로 이 부위를 자극하자 환자는 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감각을 느꼈다. 전기 자극을 높이자 환자는 천장까지 떠오르는 것 같았다고 보고했다. 환자는 의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 내 모습이 보였어요.” 이후 다른 환자들의 뇌에 같은 부위를 자극해도 유체 이탈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멀둔의 첫 유체 이탈은 잠에서 깨기는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던 순간에 일어났다. 이는 ‘수면 마비’의 한 예다. 잠을 잘 때 우리 뇌는 일시적으로 운동 기능을 꺼둔다. 자동차의 주차 브레이크 같은 안전 기능이라 할 수 있다. 꿈속에서 하는 행동을 진짜로 하려 들다가 몸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면이 방해를 받으면 사람들은 뇌가 운동 기능을 되돌리기 전에 잠에서 깨기도 한다. 그럴 때 마비 상태가 찾아온다. 이 상태에서 사람들은 어떤 존재를 느끼기도 하고 꿈속 이미지를 보기도 하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때로는 수면 마비가 유체 이탈로 이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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