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1, 프랭크 허버트, 황금가지, 2022(개정판 1판 14쇄)
“만약 소원이 물고기였다면 우린 모두 그물을 던졌겠지.” 그는 혼자 중얼거렸다.
‘이제 제시카는 내 행동에 조금 이상한 점이 있더라도 내가 당황해서 그런다고 생각할 거야. 이미 해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할 때는 더 깊이 감춰진 이유들을 찾으려 하지 않을 테니까.’
‘어떤 길이든 정확하게 끝까지 따라가 버리면 어디에도 이를 수 없다.’
남작은 멀리서 대포의 불꽃이 동굴들을 우적우적 씹어먹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용기의 금속 벽을 통해 진동이 느껴졌다.
할렉의 말이 생각났다. “기분은 가축을 돌볼 때나 사랑을 할 때 필요한 겁니다. 싸움은 필요해서 하는 거예요. 기분이 어떻든 상관없어요!”
“프레멘들이 샤이 훌루드, 그러니까 영원의 아버지로부터 전해져 왔다고 믿는 격언이 하나 있어요. ‘네가 만나는 것들을 제대로 인식할 준비를 하라’는 거죠.”
‘암흑은 눈먼 자의 기억이야. 혹시 자기편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우리 몸의 가장 원시적인 세포들만이 기억하고 있는 그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을 사냥했던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귀를 기울이는 거야. 귀가, 그리고 코가 눈을 대신하는 거지.’
“법은 궁극의 과학이다.” 폴이 인용했다. “황제의 방문 위에 있는 글귀요. 난 그에게 법을 보여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이고.”
“두려움은 정신을 죽인다. 두려움은 완전한 소멸을 초래하는 작은 죽음이다. 나는 두려움에 맞설 것이며 두려움이 나를 통과해서 지나가도록 허락할 것이다. 두려움이 지나가고 나면 나는 마음의 눈으로 그것이 지나간 길을 살펴보리라. 두려움이 사라진 곳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오직 나만이 남아 있으리라.”
그대가 경멸하는 것이 무엇인가? 이를 통해 그대가 진정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밤은 터널이야. 내일을 향해 뚫려 있는 구멍이지…… 하지만 우리에게 내일이 있을까?’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까지 인간과 인간의 활동은 인간이 살고 있는 행성 표면에서 질병과도 같은 존재였다. 자연은 질병들을 보정해서 제거하거나 분리시키고, 자신의 방식대로 그것들을 시스템 속에 통합시키는 경향이 있지.”
베네게세리트의 격언 하나가 제시카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생존이란 낯선 물 속에서 헤엄치는 능력이다.’
콧속에서, 입천장에서, 뺨에서, 눈에서 자루 속에 든 액체의 맛이 느껴졌다.
“가능한 한 명령을 적게 내려야 한다.” 그의 아버지가…… 언젠가…… 아주 오래전에 이렇게 말했다. “일단 명령을 내리기 시작하면 항상 명령을 내려야 해.”
“공작님이 무앗딥이라고요? ‘사막의 의지’라는 그 무앗딥?”
폴은 위장막을 통해 들어오는 빛 속에서 우묵한 공간 안에 배치되어 있는 부하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노출된 바위 위를 기어가는 곤충처럼 시간이 기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이 아무 감정도 없는 빈 껍데기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가 손을 댄 모든 것이 죽음과 슬픔을 가져왔다. 마치 우주 전역으로 번져나갈 수도 있는 질병 같았다.
그는 실제로 존재할 수도 있었던 수많은 인생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인의 지혜 같은 것을 느꼈다. 그의 내부에서 무엇인가가 빙그레 웃으며 손을 마주 비벼대고 있는 것 같았다.
폴은 생각했다. ‘정말 잔인한 것이 어떤 것인지 이 우주는 정말 모르고 있어!’
제한된 예지력을 지닌 조합의 항법사들이 항상 선명하고 안전한 길을 택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그런 길은 언제나 정체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일 뿐이었다.
유한한 공간 내에서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면 개체의 숫자가 증가할수록 자유는 줄어든다. 이것은 막힌 플라스크 안의 가스 분자처럼, 어떤 행성의 생태계라는 유한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에게도 똑같은 사실이다. 인간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생태계 속에서 몇 명이나 살아남을까 하는 점이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게 도리 것인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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