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중심이 있다
그 중심이 잘 보이지 않을 땐 태풍을 맞으면 좋다
비바람 태풍 눈보라 속에 흔들리는 자신이 보일 것이다
굳건한 줄 알았지만 나약한 내 중심
평생 벗어날 수 없는 나의 영토이자 감옥
늪에 사는 메기가 늪을 보지 못하듯
우리 또한 우리가 만든 중심 속에 살며 그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
한 해의 끝자락 고과 시즌이 되고 냉정한 상사들의 비교 검증
2023년형 휴먼 계산기가 나를 향해 작동하기 시작하면
직장을 5년을 다녔어도 15년을 다녔어도 한결같이 나약한 내 안의 심지가 보인다
내가 이곳에서 이정도였던가
내가 이보다는 낫지 않던가
늪지대 모기들처럼 왱왱거리는 머릿속 소란들
유난히 재난과 재해가 많은 해였다
전쟁도 멈출 기미가 없고
그 한 복판에 던져진 이들의 중심이 굳건하길 바라 본다
나약한 나도 힘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