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
좋은 말씀. 이 말은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르는 것이
바람직하며, 사실 늦게 배운 도둑질일수록 이같이 날 새는 줄 모르도록 몰입하라는 말이다. 늦게 배웠다는 것은 이미 남들보다 뒤쳐졌다는 것이다.
그것은 도둑질의 테크닉이나, 경력, 연륜, 노하우, 감정적 대처, 그리고 도둑질에 대한 가치관에까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만약, "그래 어차피
늦었으니까 적당히 하자."고 생각하는 당신이라면, 이 속담을 듣거나 읽을 때마다 마음 한 켠이 쓰라릴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단지 늦었다는
현실적 이유로 이미 미래를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속담이 존재하는 이유는 분명, 어느 분야에서건 늦게 시작했으나 먼저 시작한 이들을
뛰어넘는 분발 넘치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은 늦게 시작한 데다가, 뛰어넘을 의지나 재능조차 없으므로 낙심하고, 다리가 토막난
문어조차 삶을 향해 전골냄비를 뛰쳐 나가는데, 그만도 못한 삶에 우울해지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우울은, 우울 중에서도 가장 하급의 천박한
우울이다.
도둑질이 늦었다면 더욱 열심히는 물론, 더욱 위험스럽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은 늦게 시작했으나 동등한 위치를 원할
경우에 생기는 자연스런 핸디캡이다. 왜냐하면 늦은 만큼의 시간의 양을 뛰어넘는 농축된 앞으로의 시간과 행동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물론 농축된 위험 역시 포함이 된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자. 당신이 만약 도둑질이 아닌 다른 일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고 하자. 도둑조차도
늦으면 늦은 만큼 날 새는 줄 모르도록 해야 하는 것이 불문율인데, 당신이 하는 일은 어떤가. 날 새는 줄 모르고 하고 있는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하고자 하는 단 하나에 있어서는 남들보다 빠르거나 늦지 않았고, 다른 늦은 것들에 대해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 도둑질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실, 이 속담은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뒤늦게 영어로 글이 쓰고 싶어진다면, 머리가 깨지고 그 속에서
다른 내가 삐질거리며 기어나오도고, 달이 깨지고 그 안에서 새로운 달이 기어나오도록, 날이 새도록, 모르도록,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내가 이미 진행 중인 모종의 일에 있어서, 나보다 늦게 시작한 사람이 있을 경우, 이 사람의 마인드에는 언제나 "늦었으므로 더
열심히"가 자리잡고 있을 지 모른다. 그럴 경우 이 사람은 매우 매서운 경쟁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속담은 매우 유용하다. "늦게 배운 도욱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 즉, 늦게 도둑질을 시작한 사람일수록 경계해야 하며, 당신이 늦게 시작하려
한다면 이처럼 하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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