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다는 더 어릴 적에 (몸도 정신도)

못생긴 여자가 예쁜 여자보다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90% 이상 높다는

통계자료를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있다.

(못생김과 잘생김의 구분이나 정의는 알아서들 하시고 아무튼 그렇단다.)

 

정신병 치료를 받는 여성 중 99% 가까운 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직접 간접적으로 타인에 비해 못생긴 외모는

특히 여성의 정신병리에 있어서 반드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그때까지 나는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정신병 걸린 여자들이 대부분

예쁜 편이었으므로

정신병은 고급스러운 질병이고

만족스러운 외모로도 충족되지 않는 무엇으로 인한 증상으로 알고 있었다.

 

현대 여성들은 미치지 않기 위해 발악하듯

그렇게 몸서리처지게 이뻐지려 노력하고 있다.

나는 여성들이 그렇게

남자 좋은 일을 하고 다니는 것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며 놀랍기도 하고 울적하기도 하다.

 

한 번은 집에서 팬티만 입고 아령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게 꼴사나웠는지 동생은

"역시 형 몸은 괴상해. 어쩌면 운동을 해도 괴상하냐."라고 말했다.

사실 내 몸은 뼈 구조가 독특해서

어깨나 쇄골 발등 갈비뼈 하단 등의 뼈가 남들보다 뾰족하게 솟아나왔고,

반면 갈비뼈 중앙 이음새 부분은 남들보다 들어가 있다.

나 같은 가슴을

어느 지역에서는 새가슴이라고도 하고 제주도에서는 독가슴이라고 한다.

 

보험심사원 친구는 고등학교 때부터

내 가슴을 놀리며 우유를 따라 마셔도 되겠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맥주 따라 마시라더니

근래는 포도주를 담가 먹으라더니

최근에는 여태 말한 것들을 담아서 여자에게 핥아마시게 하라는 둥 

성적 농담을 서슴치 않는다.  

 

반면 동생은 칠성부대 수색대 출신이며

키 180cm 72kg 으로 두텁고 탄탄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 몸이 이상하다고?

그렇지만 너는 나보다 축구도 못하고 농구도 못하고

달리기도 못하고 등산도 못하고 수영도 못하고 MTB도 못하고

테니스도 못하는데다가 탁구도 더 못 치는데?

신체 능력으로는 니가 훨씬 못한 거 아냐?"

 

그러자 동생은 잔뜩 열이 받았는지

몇 일 동안 내게 말 한 번 붙이지 않는다.

 

사실 나는 신체 컴플랙스가 있어서

신체검사 때나 운동회를 끔찍하게 싫어했고

23살까지 실내 수영장 한 번 가보지 않았으며

물놀이 가서는 웃옷을 벗은 적이 없었다.

 

신체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때는 수영을 못했고 지금은 네 가지 영법을 그럭저럭 한다는 것이다.

수영장의 왕은 몸매 잘 빠진 사람이 아니라 수영을 가장 멋지게 하는 사람이다.

 

권상우 몸을 가지고 있더라도 수영을 못해 물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수영장에서는 그냥 보기 좋은 과자 취급을 당할 뿐이다.

 

 

'so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야 안녕?  (0) 2005.05.27
양귀비꽃  (0) 2005.05.27
슬픔의 구분  (0) 2005.05.26
장의합의  (0) 2005.05.26
그녀석의 문자메시지  (0) 2005.05.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