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씨가 티셔츠에 싸인 해줄 때 함께 그려준 그림이다.

그 캐릭터만 살짝 수첩에 배껴서 스캔한 것이다.

기회가 되면 티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어보려고 한다.

 

어제 이 티셔츠를 입고 대학 다닐 때 내가 디자인하고 제작한

찢어진 양말을 신고서 술을 마셨다.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냥 행복해지고 싶을 것 같아서

어제 꺼내 입고 새벽 5시 반 부터 병원으로 향했는데

게다가 찢어진 양말까지 모처럼 꺼내 신었는데

어머니를 모시고 진료 예약 받고 진료 받고 MRI 촬영하고 하는 동안

군대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군대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두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도망치고 싶다.

죽고 싶다.

 

어제 이상은의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는 저녁 6시 까지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으나

병원을, 어머니 곁을 벗어남과 동시에 효력을 발휘하여

어머니를 잊고 술을 꿀꺽 꿀꺽 잘도 마시도록 도와주었다.

 

다만, 그렇게 고마움에도 불구하고 하얀색 티셔츠에

무슨 볶음 국물을 흘리고 묻혀 놓아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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