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데도 그래
색연필이 있는데도 뭘 그릴 마음이 나지 않고
키보드가 있는데도 뭘 써볼 마음이 나지 않고
책 한권이 있는데도 읽을 마음이 나지 않고
TV까지 있는데도 시청할 마음이 나지 않고
음악이 있는데도 들어볼 마음이 나지 않고
음악이 끝났는데도 일어설 마음이 나지 않고
전화기가 있는데도 술마실 마음이 나지 않고
술이 있는데도 전화할 마음이 나지 않고
뇌가 하나 있는데도 기억할 마음이 나지 않고
다리 두 개가 있는데도 달려갈 마음이 나지 않고
가을이 가는데도 붙잡을 마음이 나지 않고
겨울이 오는데도 사랑할 마음이 나지 않고
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