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너가 보고 싶어 찾아갔는데 너는 없고 너의 남자친구만 있어서
그가 <누구세요> 물으면 나도 모르게 확 그 사람을 안아버릴 것 같다
그 사람 등에 넝쿨처럼 둘러졌을 너의 손자국 위로 내 손을 얹히고
<사랑합니다> 말할 것 같다
깜짝 놀라며 나를 떠밀고서 <뭐하는 새끼야 이거> 라든가
<뭐야 당신>, 이라든가 <대체 누구야> 라고 쏘아대는 그에게
시집 한 권 주고서 <엉터립니다>, 그러고서 돌아 나오고 싶다
어째서 너에게는 그가 있고, 나는 이리 멀쩡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