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한국나이로 29세이고

태어난지는 28년이 조금 넘었다.

 

신해철의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를 4년 만에 처음 듣고 있다.

그때 뚝뚝 끊어지던 테이프 필름과

뚝뚝 떨어지던 눈물 같은 걸 생각하기도 한다.

 

날은 덥고, 휴일근무라 에어콘도 나오지 않고

그나마 일은 안하고 책의 내용을 타이핑 하는 중이다.

 

나는 여전히 내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한국 나이로 29세이고

태어난지는 28년이 조금 넘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난다고 생각하지만

물리학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생각하듯 줄줄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 이란 것도 뭔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겠고 시간이 뭔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살고 있기는 한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한국에 살고 있는 것, 이라고 많은 이들이 가르쳐 주었는데

그렇다면 한국이란 무엇인지, 모르겠다.

 

한국, 이라고 말하면 머릿속에 사막이 떠오른다.

한국은 사막인가?

 

한국은 뭔지, 한국인이란 뭔지,

나이라는 건 뭔지,

태연히 다 안다는 듯이 행동하다가도 혼자 있을 때면 대답이 궁색해진다.

 

누구도 내게 그런 것을 묻지 않았고

산다는 것이

대답한다는 것,이라는 생각도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는 우주가 궁금하다.

우주가 뭐지도 궁금하고, 나와 어떤 관계인지도 궁금하고

왜 그런 게 있고 왜 이런 게 있는지도 궁금하다.

 

나는 이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들이 궁금하기 때문에

대답을 기다리거나 대답을 만들어본다.

 

오늘의 대답.

 

한국은 사막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막처럼 살아도 살아도 살아본 적 없는 것 같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짝사랑이다. 단념하기 전에는 결코 붙잡을 수 없다. 단념해도 붙잡을 수 없지만.

 

우주는 스스로가 인간답지 않음에 열광하는 감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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