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control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서

자신의 맘대로 되지 않는 현상을 목격하면 그것을 어떻게든 조정해보고 싶은

감정이 생긴다.

 

그런 감정으로 말미암아

연예인들을 욕하거나, 영화 비평, 정치 비평, 그런 것들을 하고

 

바다를 표류하거나, 정처 없이 길 한 복판에 놓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일 게다.

 

 

이런 건 '편집'의 욕구와도 비슷해서

주어진 정보들을 내 마음에 들도록 요리 조리 잘라내고 끼워 넣고 추가하고 삭제하는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날 때

실시간으로 이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고 밥을 먹지만

실은, 이 사람은 편집한 자신의 모습을 내게 보여주고 있다는 걸 안다.

 

 

흔히 말하는 여자인 척, 귀여운 척, 착한 척, 매너 있는 척,

그런 것들이 가장 기본적인 편집의 결과이고

이런 편집이 능숙해지면

여자인 여자, 귀여운 여자, 착한 여자, 매너있는 여자로

자연스럽게 모양새가 잡혀가는 것이다.

 

 

이런 편집의 욕구는

미(美)적인 욕구와 맞물릴 때가 많아서

내가 하는 행동이나 옷차림이 아름다워보이지 않을 때

옷차림을 바꾸거나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대체적으로는

나를 향상시키고

원하는 나를 만들기 위한 과정 정도로 보아줄 수 있고,

때문에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땐 이런 편집의 욕구가 구역질 난다고 할까, 그럴 때가 있다.

 

 

이를테면

주욱~ 수 십 장 인화되어 나온 사진들 중에서

못생기게 나온 사진들을 보면

찢어버리거나 없애버리고 싶은 것이다.

 

 

그래, 못난 모습도 내모습이다.

라고 애써 여과 없이 내 모습의 사진을 블로그나 싸이 같은 곳에 올리기도 하지만

그 사진을 다시 보고 다시 볼 때마다

계속해서 삭제해버리고 싶은 충동에 견딜 수가 없다.

 

 

나는 아는 것이다.

나의 아름답지 않은 면을.

 

혹은

내 자신에게 조차 미추를 따지는 엄격하고 짜증 많은 나 자신을.

 

 

이런 감정이 보다 실행력을 갖추게 되면

성형 수술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 안에 모 국장님이 이빨 화이트닝을 하러 치과에 가셨었단다.

화이트닝 한 후에 이빨이 생각만큼 하얗지가 않아서 실망했단다.

치과 의사가 하는 말이

연예인처럼 하얀 이빨을 원하신다면

앞니 4개를 모두 뽑고 인플란트를 심으셔야 합니다.

 

 

 

맨 아래쪽 갈비뼈를 뽑아서 허리 곡선이 살도록

보다 몸의 안쪽으로 다시 심는 수술도 많이 한다고 한다.

 

 

눈 밑이 통통하도록 하는 무슨 주사를 맞은 어떤 한 여성은

두 번 다시 이것 안한다고 그랬단다

정말이지 눈물이 펑펑 솟도록 아프다고.

 

 

때로는 몹시 뛰어난 편집 능력을 갖춘 이들이 있다.

다만, 이들의 지향하는 아름다움의 모습이 비슷한지

뛰어난 편집 능력을 지닌 이들의 아름다움은 서로서로 비슷한 면이 많다.

 

머리 스타일이라든지, 유행, 패션, 화장 등등...

 

 

그래도

그래도 나는 이런 여자들이 좋다.

 

 

그러면서도

그러면서도 나는 내가 나에게 '멋져보이려고' 행하는 편집이 못마땅하다.

"나는 그런 인간이 아니다!"

라고 스스로를 다잡는다.

 

아마도, 내 프라이드가

내 모습을 남들의 눈높이에 맞춰 주려 안달해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일 테다.

그러니까,

"그래 내 이런 모습은 그리 잘생기지 않았어. 그래도 너희들은 나를 좋아하도록 해."

라는 마인드에 가깝다.

 

 

 

그래, 나는 날 때부터 그냥 잘 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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