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볼 책이 바닥났다.

세종서적에서 나온 소비의 심리학을 읽고 있다.

 

 

나는 이상하게

사람 많은 카페에서 만화책을 읽는 것은 창피하지 않은 반면

소비의 심리학, 잭 트라우스의 포지셔닝

이런 책을 읽으면 창피하다.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을 보면 맹목적 적으로 보여서

나도 그렇게 보일까봐 창피한 것이다.

그래서 마케팅 서적을 꺼내놓았을 때는 항상

책을 펼쳐 두어서 커버와 제목이 보이지 않도록 한다.

 

 

예전, 학교 다닐 때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결코 공공장소에서 꺼내지 않는 이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책에 적혀 있는 [한림대학교 도서관] 도장이 창피한 것이다.

 

 

 

이것은 마치 우리 엄마 떡볶이 장사하신다, 그래서 창피하다

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학교가 어머니처럼 소중한 존재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의 어머니가 하는 일이 를 말해주지 않는 것처럼

그가 읽는 책에 찍힌 도장이 그 을 말해주는 건 아니지 않은가.

 

 

 

서울대 도서관 대출 순위 1위가 <다빈치코드>라던데

다른 유명 대학 도서관들도 기껏 대출 순위 1위가 <비뢰도> 같은

무협 및 판타지 소설이라는데

 

 

 

서울대 도장이 찍힌 <다빈치코드>를 읽는 건 안 창피하고

한림대 도장이 찍힌 <설국>이나 <푸른 눈동자>, <소립자>, <로마의 테라스>, <허삼관 매혈기>를 읽는 건 창피할까?

 

 

 

그것은 아마도 이런 종류의 편견이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종류의 편견]

서울대 도장이 박힌 <다빈치코드>를 읽는 학생을 본 사람 아~ 머리 식히는가 보구나

한림대 도장이 박힌 <다빈치코드>를 읽는 학생을 본 사람 지방대 애들이란

 

 

 

그러므로

지방대생이 이런 편견이 보편되어 있다고 여겨지는 상식을 지니고 있다면

지방대 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와 남들에게 떳떳이 보일만한 책을 읽으면 될 것이고

그로 인한 자존심을 세워야 할 것 같다.

 

 

 

 

 

 

 

!

책에 레벨을 나누는 것이 용납될 수 있다면,

(그러나 물론 용납이 될 것이다, 국문학 관련 정답을 맞추는 시험도 존재하는데)

<다빈치코드>는 <비뢰도>와 마찬가지로 B level로 분류하고 싶다.

장르 때문은 결코 아니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추억> 같은 경우 추리소설이고,

<생사박> 같은 경우 무협지이지만,

이들은 A level로 평가한다.

 

 

!!

물론 내가 마케팅 서적을 읽는 이유는

내가 마케팅 서적을 읽는 남들을 목격할 때 생각하는 그런 이유로는 아니다.

다시 말해, 성공하기 위해 보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소비자와 마케팅 활동이라는 움직임을 통해

사람에 대한 색다른 생각이나 감탄을 해볼까 해서 읽는 것이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그런 이유로 읽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류의 책들 광고는 하나같이

'30대에 성공하기 위한 지침서'와 같은 benefit 고지를 직접적으로

많이 하기 때문에

그렇게 광고된 책을 그와 다른 이유로 읽을 때는

그 광고에서의 benefit 때문에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으로

보여질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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