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 바람 몇 번 불더니 입술 끝이 터졌다.
‘깊은 수면’에 대한 그리움이나
비듬처럼 책상 위로 수북히 떨어지는 만성 스트레스 때문일지도 모른다며
입술 끝을 토닥거려 주었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늘 끄트머리부터 아파온다.
입술 끝, 발가락 끝, 손 끝, 평소 소홀히 하던 끄트머리 감정들.
오늘 출근 길에 손이 시려 청바지 주머니 속에 찔러 넣는데
앗, 따가워!
손톱 뿌리 부분의 살이 마르고 갈라져 피가 나고 있었다.
튼 것이다.
어느새 반대 손 검지 손가락의 살 바닥도 부실 콘크리트처럼 갈라져있었다.
군대 있을 때 생긴 동상이, 겨울이면 자라는 잡초처럼
매년 다시 돋고 다시 돋는다.
날씨가 추워지면 나는 주로 손끝부터 반응이 온다.
갈라지거나 트거나 냉냉해지거나…
나는 이게 좋다.
배나 등부터 트고 갈라진다면
늘 분주하게 움직이는 손끝만큼 성가시진 않겠지만, 그래도.
여름엔 손이 제일 안 더운데
겨울엔 손이 제일 춥다.
아! 자꾸만 손 잡고 싶어한다.
주머니 속에 부드러운 손 하나 넣고 다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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