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서 너를 본다.
연인을 찾아 다니는 기억상실자처럼
너를 찾지만 기억할 순 없다.
기억할 수 없으면서도 어쩐지
너를 만나면 모든 게 기억날 듯하다.
너를 찾아보겠답시고 요새 무척 분주했다.
파티, 클럽, 미팅, 소개팅.
그 중 몇에게 너냐고 물어보았으나
아니었고
그 중 누구는 ‘나’를 자신의 ‘너’인 줄
알았던 것 같다.
잠시 그의 ‘너’인 척 해보았으나
잘 되지 않았다.
그를 너인 셈 치려고 해보았으나
잘 되지 않았다.
이 모든 일들은 결국 나를 더 혼란스럽게 하고
촌스럽게 하고
‘너’를 과연 찾을 수 있을 것인지 불안하게 할 것이다.
너를 찾으면 찾을수록
너가 없는 곳을 많이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다 너를 포기하거나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그건 다 부질없는 짓이었어. 잠이나 자둘 걸,
이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과연 그렇게 되는 걸 견뎌낼 수 있을까.
그런 게 줄래줄래 내 뒤를 따라다닐 때
인생이라고 부르고 쓰다듬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
시간은 계속 간다.
시간은 너로부터 분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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