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2020년 9월
로봇의 시대가 도래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자연을 파괴한 대가
나는 온 지구의 일상이 작디작은 바이러스 하나로 멈춰버린 모습을 보며 겸손한 마음이 들었다.
로봇의 시대가 도래하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한적한 교외에 자리 잡은 한 평범한 주택에서 나는 로봇을 통해 다른 종류의 친밀한 경험을 제공하려고 하는 한 사람을 만났다. 예술가 매트 맥멀런은 실물 크기의 성관계용 인형을 제작하는 ‘어비스 크리에이션스’라는
회사의 최고경영자다. 맥멀런은 반려 로봇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 로봇 공학 전문가, 특수효과 전문가, 공학자, 미술가로 구성된 연구진을 이끈다.
이 회사는 10년 넘게 실리콘 피부와 강철 뼈대로 된 ‘리얼돌’을 만들고 있다. 리얼돌의 가격은 약 4000달러다. 그러나 요즘에는 8000달러의 추가 비용으로 얼굴 표정을 짓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치와 스마트폰 앱으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AI가 내장된 로봇 머리를 구매할 수 있다.
시리나 알렉사처럼 리얼돌의 AI도 명령이나 질문을 통해 사용자를 인식하게 된다. 현재로서 이 로봇은 머리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단순한 인형이다.
… 우리는 이미 우리와 별로 닮지 않은 로봇들에 대해 애착을 갖고 있다. 군부대들은 작정 중 폭파된 폭파 제거용 로봇들을 위해 장례식을 치러왔다. 간호사들은 로봇 동료들에게 짓궃게 장난을 친다.
“그 로봇은 도구입니다.” 보사노바의 사준 스캐프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는 설명했다. 그와 다른 공학자들은 점포의 고객과 근무자들이 이 기계를 마음에 들어 하되 너무 좋아하지 않기를 바랐다. 로봇이 너무 기계처럼 생기거나
너무 낯설면 고객들이 도망갈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친근하게 생기면 사람들이 잡담을 하고 장난을 쳐서 로봇의 작업 속도가 더뎌질 것이다. 결국 ‘인간-로봇의 상호 작용과 관련된 공통된 관례들’을 로봇과 사람이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스캐프는 말했다.
“많은 최신 기술 전문가와 관리자들 사이에 인간은 골칫거리라는 시대 정신”이 있다고 애스모글루는 말했다. “인간은 실수를 저지른다. 인간은 요구가 많다. 자동화를 선택하자”라는 정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보호활동의 힘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서 교수로 일하던 엔릭 살라는 2007년 해양생물의 멸종 사례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지겨워져 교수직을 그만뒀다. “내가 해양생물의 부고를 점점 더 많이 작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는 말한다.
… 살라는 완전한 해양보호구역은 원금이 보장되는 투자 상품과 같아서 연 수익처럼 성체와 유생어류, 무척추동물들이 보호구역에서 쏟아져 나와 어부들이 목표로 하는 어획량을 채워준다고 말한다.
그단스크의 변화를 기다리며
나는 폴란드에 있을 때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을 처음 알게 됐다. 당시 언론인인 야첵 칼라빈스키는 폴라인들이 고통스러운 과거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이 구절을 인용했다.
‘과거는 결코 죽지 않는다. 아직 지나가지도 않았다.’ 폴란드 정부가 그단크스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하게 입막음하려고 하면 이 문장들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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